2014 시즌 초반 돌풍의 주인공은 전남이었다. 우승후보인 서울과 울산을 완파하고, 초반 승점을 잘 쌓아나갔던 전남처럼, 이번 시즌 광주FC의 행보도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으로 올라와 첫 상대인 인천과 2:2로 무승부를 거두고, 함께 승격한 대전을 2:0으로 격파한 후, 리그의 터줏대감 부산을 난타전 끝에 3:2로 제압했다. 가히 태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초반 광주의 기세는 무섭다.

원정 3경기 2승 1무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광주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는 울산이다. 작년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한 조민국 감독이 경질된 후, 일본 J리그 사간 도스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킨 윤정환 감독을 데려온 울산은, 감독이 바뀐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180도 바뀐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신종 철퇴축구라 칭해지는 울산의 축구는 숙적 서울과 포항에게 승리하며 그 무서움을 선보이며, K리그 클래식의 초반 판도를 뒤흔들 만큼 강력해졌음을 알렸다.

두 팀의 기세는 하늘을 뚫을 듯 높이 치솟은 상태다. 이 흐름이 이어지는 쪽은 과연 어느 쪽일까? 광주는 오랜만에 돌아온 1부 리그인 만큼 다시는 강등되고 싶지 않은 절박함이 가득한 배수진을 친 상태고, 울산 또한 예상치 못했던 작년의 부진을 씻어내고자 하는 각오가 단단하다. 초반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순위표 또한 양 팀이 이번 시즌에 임하는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기자기한 축구를 선보이는 두 팀인 만큼,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중원에서의 주도권을 누가 잡는가이다. 광주는 올림픽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우고 있는 이찬동의 여파가 있긴 하지만, 여름과 임선영이 척추에 위치하여 팀의 빌드업에는 문제가 없다. 두 선수가 플레이를 전체적으로 시작시켜주는 시발점인 만큼, 중원의 지배력이 약화된다면, 광주의 주무기인 팀플레이가 제대로 발휘되기 어렵다. 따라서 이찬동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울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윤정환 감독의 부임후, 중원에서 시작되는 오픈 패스에서 공격이 시작되는 경우가 잦은데, 광주와는 다르게 4-2-3-1의 포메이션 상에서 2에 위치한 마스다와 하성민의 역할이 서로 다르다. 마스다가 딮라인플레이메이커로 자리잡고 전체적인 플레이를 주도하는 반면, 하성민은 볼 위닝 미드필더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진공청소기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의 중원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울산의 힘이 이 중원의 단단함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울산 공격의 숨겨진 핵심 마스다

<사진 출처 : 울산 현대 축구단 공식 홈페이지 (www.uhfc.tv)>

경기 자체는 굉장히 빠르고 거칠 것이다. 김신욱을 중심으로 한 울산의 포스트플레이와 광주의 유기적인 강한 압박이 맞붙으면 으레 몸싸움 자체가 잦아지며, 선수들이 파울과 카드를 주의해야할 상황이 많아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골이 터지는 경우, 양 팀 모두가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기세 유지를 위해서인데, 특히 광주는 원정 4연전의 막바지에서 울산을 만나고, 돌아오는 주말에 만나는 전북과의 홈경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리그 판도를 뒤집을 만한 거대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광주와 울산. 과연 초반 돌풍의 주인공이 될 팀은 어디일지 울산의 문수구장에서 이 드라마의 클라이막스가 기다리고 있다.

=글 진청아(광주 FC OP2기 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