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으로 전 세계인이 하나 되는 지금,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광주 FC의 팬과 선수들이다.

최근 5경기 3무 2패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지 못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반전에는 강한 압박과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지배하지만, 하프타임이 지나면 모든 선수들이 지쳐 전반전의 경기력과는 판이하게 다른, 지는 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체력이다. 페이스 컨트롤이 부족하여 전반에는 활발, 후반에는 미비한 경기력이 광주의 현주소다. 그로 인하여 현재까지 5라운드 이후 무득점 혹은 1득점만을 이어오고 있다. 공격진의 득점력이 살아나지 않는 한 광주의 무리한 전반 움직임이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광주의 득점을 살려내야만 하는 임선영(좌)과 여름(우)>

광주의 희망은 좋은 득점력을 이어가던 임선영이 리그 초반 부상에서 복귀했다는 것이다. 13라운드 교체 출전에 연달아 14라운드 선발 출장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는 임선영이 이번 라운드 득점에 성공하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려야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중원의 여름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광주에서 가장 위협적인 패스를 이어주는 미드필더는 여름이다. 파비오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부족할 때, 전방으로 양질의 스루 패스를 연결해주는 여름은 현재 광주 공격의 시발점이다. 이 둘이 살아나야만 광주의 공격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수원은 최근 5경기 2승 1무 2패 그렇게 좋은 흐름은 아니지만, 최근 홈과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두면서, 리그 초반의 좋은 흐름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 그 주축은 역시 공격진에 있다. 2연승 동안 연속 3득점에 성공하며 공격력의 정점을 구가하고 있는 수원이다. 게다가 이번 맞대결 상대는 광주다. 지난 9라운드 광주의 홈에서 1:0의 패배를 당한 수원은 광주에게 설욕전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수원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승리는 없다>

수원의 기세를 이끄는 건 정민우, 김서준, 권용현으로 이어지는 공격진 삼각편대다. 이 셋은 차례로 4골 3도움, 3골 3도움, 1골 5도움을 기록하며 수원 공격력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나이가 많지 않다는 걸 감안한다면 이들의 활약은 예상외였으나 이는 수원이 좋은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공격력 만큼은 리그에서 수위권에 드는 수원이라 해도, 수비력이 큰 문제다. 수원이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6경기 이전이다. 그 후 게속 매 경기마다 1~2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수원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전반만 버텨낸다면 광주에게 승기를 잡을 수 있으나, 불안한 수비진이 실점을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게 수원이 고민이 될 터이다.

두 팀의 맞대결 성적은 3승 3패, 진정한 막상막하의 맞수다. 하지만 수원의 홈에서는 2승 1패로 앞서고 있다. 공격진의 득점만 살아난다면 수원에게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광주고, 계속해서 공격진이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승리를 챙기기 충분한 수원의 전력이다. 어떤 팀이 먼저 선제골을 만들어내고 그 기세를 유지하는지가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제 광주는 낭떠러지에 매달린 ‘클리프 행어’와 다를 바 없다. 기세를 이어가는게 문제가 아니라 1승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 1승을 발판으로 중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면 광주의 부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고 끝까지 집중력과 체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아래 순위의 팀들에게 잡힐 가능성도 있다. 말 그대로 이젠 벼랑 끝이다. 상처 입은 광주가 오뚜기처럼 일어날 수 있길 기도한다.

=글 진청아(광주 FC OP 1기 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