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팬심이 다 사그라지는 새벽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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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수 | 2020-10-28view 1069 |
10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을 수도 있지만 창단 개막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정말 깊은 팬심으로 응원을 해왔습니다. 매해 핵심선수들 나가고.. 강등 두 번 당하고.. 여러 번 꺾일 뻔 했지만 그 때마다 그래도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해 준 선수들이 있었고 감독님이 있었고 단장님이 있어서, 지금까지 이렇게 잘 응원을 해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실로 이번 시즌 최고의 성적을 냈구요. 프런트의 횡령 이슈가 있었지만 그래도 선수들의 노고와 박진섭 감독님의 기량 덕분에 10년간의 팬심이 보답받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냥 박진섭 감독님 이적으로 다 깨졌어요. 분명 공홈 메인엔 박진섭 감독님 방송 출연 팝업도 띄워져있고 심지어 내용이 다음 시즌의 각오에 대한 것이던데, 이게 뭔가요.
선수들 나가는 광경은 늘상 봐오던 거라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했지만 계약기간이 남은 감독님이 떠나는 건 처음 봐서인지 충격이 너무 컸고, 무엇보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게 된 까닭을 생각하니까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서울의 강력한 오퍼가 있었겠지만, 감독님이 떠나는 데 있어서 내부적인 문제가 꽤 지분을 차지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왜 강력하게 안 잡았냐는 말도 못하겠어요. 1년이란 기간동안 공석인 단장 자리 쭉 비워두고, 맨날 운영비 없다는 시민구단에서 불법 수당 가로채기에, 그걸 격하게 표현한 것도 아니고 그저 진실만 바란다는 내용의 걸개도 거짓말쳐가면서까지 강탈하려드는 프런트. 참.. 말해놓고 보니깐 제가 감독님이어도 떠날 것 같네요. 파이널A 확정 짓고 울먹거리던 감독님,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안 가구요.
10주년 되면 뭐합니까. 이제 단장도 없고 감독도 없고, 선수들도 다 나간다는 소식들 나오는데 그러면 선수도 없고. 진정 없어야할 건 안 없어지고 있어야할 부분만 다 없어지니 팬들도 없어질 거고.
진짜 이 팀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 팀을 조건없이 응원해 온 팬들과 열심히 뛰어 준 선수들, 코칭스탭들한테 조금이라도 미안하다면, 내일 있을 감사에서 프런트진이 적절한 조치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에 너무 분노해서 잠도 안 오고 감정이 격해져서 글이 두서가 없긴 한데.. 참 이제는 버틸 팬심도 바닥나는 것 같네요. 어쩌면 이런 팬 떠나가는 글 보고 프런트는 간섭할 인간 하나 줄어든다고 좋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니깐 또 분하기도 하고.. 여러 모로 열받는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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